바이오의약품 제조에서 정제공정은 단백질 또는 항체 기반 의약품의 순도와 안전성을 결정짓는 핵심 단계입니다. 최근에는 생산 효율성과 품질 일관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연속생산 시스템(Continuous Bioprocessing)이 도입되며 정제공정 또한 기존 배치 방식에서 점차 자동화·지능화된 연속 흐름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정제공정의 주요 기술 요소와 품질 관리 기준, 그리고 연속생산 시스템 적용 시의 검토사항과 최신 동향을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바이오의약품 정제공정의 단계별 기술과 핵심 품질 기준
바이오의약품 정제공정은 세포배양 후 수확된 배양액으로부터 목적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리하고 농축·여과·여기 불순물을 제거하여 최종 약효 성분을 고순도로 확보하는 일련의 절차로 구성되며, 일반적으로 전처리(primary recovery), 정제(purification), 정제 후 처리(polishing)로 구분됩니다. 전처리 단계에서는 원심분리 또는 깊은 여과를 통해 세포 잔해, DNA, 불용성 물질 등을 제거하며, 이 과정은 탁도, 유량, 필터 교체 주기 등의 운영 파라미터가 제품 품질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실시간 감시와 철저한 세정 관리가 필수입니다. 이어지는 주요 정제 단계에서는 단백질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이 적용되며, 가장 일반적인 것이 단백질 A 친화 크로마토그래피(Protein A Affinity Chromatography)입니다. 이 기술은 항체의 Fc 영역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높은 선택성을 제공하며, 이후 이온교환(IEC), 혼합모드(MMC), 사이즈배제(SEC) 등 다단계 컬럼 공정을 통해 고순도 제품을 확보합니다. 각 단계에서는 핵심 품질속성(CQA)인 순도(Purity), 잔류 DNA, HCP(Host Cell Protein), 단량체(Single Species) 유지 여부 등을 검토해야 하며, 정제 수율과 공정 일관성도 중요한 품질 지표로 관리됩니다. 정제 후 처리에서는 멸균 여과(Sterile Filtration), 농축(UF/DF), 완충 용액 교환 등 제형화 전 처리공정이 포함되며, 이 과정에서의 미세한 공정 조건 변화가 최종 제품의 안정성이나 생체이용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제공정 전체는 통합적인 공정모니터링 시스템과 연동된 상태에서 GMP 기준에 따라 관리되어야 합니다. 또한 공정 밸리데이션 시에는 공정적합성(Process Capability), 여과수명, 크로마토그래피 재사용성, 정제 전후 품질 비교 등의 자료가 포함되어야 하며, 이는 전체 품질보증 시스템 내에서 허가신청과 승인 유지에 있어 핵심 심사 자료로 작용합니다.
연속정제공정(Continuous Purification)의 적용 원칙과 구성 요소
연속생산 시스템이 정제공정에 도입되면서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고효율·고품질 체제로 전환되고 있으며, 특히 연속정제공정은 공간 효율성, 생산 속도, 공정 경제성에서 기존 배치(Batch) 기반 공정 대비 높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연속정제는 일반적으로 다중 컬럼 크로마토그래피 시스템(MCC, Multi-Column Chromatography)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대표적으로 연속 단백질 A 크로마토그래피, 연속 이온교환 정제, 정밀여과·농축 공정까지 연계하여 단백질의 정제 흐름을 끊김 없이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됩니다. 연속공정에서는 공정 제어와 품질 유지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이를 위해 PAT(Process Analytical Technology) 기반의 실시간 분석 시스템이 연동되고, UV 흡광도, 전도도, pH, 온도 등의 센서 데이터가 자동 수집·해석되어 정제 컬럼의 로딩 타이밍, 세척 시점, 엘루션 시작 조건 등을 자동 조절합니다. 컬럼은 일반적으로 3~4개의 병렬 시스템으로 구성되며, 한 컬럼이 로딩되는 동안 다른 컬럼은 세척 또는 재사용 준비를 하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어 무정지 운전이 가능합니다. 연속정제에서는 레진의 재사용성과 품질 유지가 핵심 관리 항목이며, 이를 위해 레진 세척 유효성 검증, 사이클 수명 평가, 오염 이력 추적 등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버퍼 교환, 샘플 전처리, 희석·혼합 공정도 통합되어야 하며, 실시간 정제 중 불순물 제거 효율이나 수율을 예측할 수 있도록 머신러닝 기반 데이터 분석이 일부 시설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연속공정은 공정 최적화 측면에서 많은 이점을 제공하지만, 초기 설계단계에서 공정 간 상호작용, 지연시간(Buffer Hold), 시스템 압력관리 등 엔지니어링 요소의 복합 고려가 필요하며, 품질 측면에서는 공정 스케일 확대 시의 일관성 확보와 정제 전후 물질 특성의 변화에 대한 사전 예측이 필수입니다. 이 때문에 GMP 적용 시설에서는 연속정제공정의 경우 공정개발 단계부터 QbD 기반 설계와 함께 시뮬레이션, 파일럿 실험, 시생산 평가를 포함한 전주기 문서화가 요구되며, 이는 승인 신청과 기술이전 시 강력한 경쟁력을 제공합니다.
연속생산 시스템 기반 정제공정의 GMP 적용과 실무 검토 사항
연속생산 시스템이 바이오의약품 정제공정에 적용될 경우 기존 배치 생산 대비 GMP 운영 방식에서 중요한 차이점들이 발생하며, 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실무에 적용하는 것이 승인 유지와 심사 대응의 핵심 요건이 됩니다. 우선 GMP 기준에서는 연속공정에서도 일괄(Batch)의 개념을 설정할 수 있도록 생산 흐름 기준점 또는 기준시간(Time-defined lot)을 정의해야 하며, 각 로트는 투입 재료, 생산 시간, 품질 데이터 기준으로 명확히 구분 가능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연속공정의 ‘Process Hold’ 또는 ‘버퍼존’에 해당하는 구간의 설정 기준, 저장시간 한도, 공정 중단 시의 제품 처리 기준 등이 사전에 정의되어 있어야 하며, 이는 SOP, MP, BPR 등에 명확히 반영되어야 합니다. 또한 GMP 측면에서는 공정 중 실시간 품질변수의 감시와 이탈 시 조치방안(CAPA)의 자동화 여부, 전산화 시스템의 감사추적 기능, 레진 재사용 관리기준, 교차오염 방지 시스템 등이 감사 포인트로 작용하며, 이는 FDA 및 EMA 심사 시 중요하게 평가되는 항목입니다. 특히 연속생산에서는 배치 간 경계가 불명확할 수 있으므로, 공정 흐름 중 검사 및 시료채취 위치, 시점, 빈도에 대한 사전 정의가 중요하며, 모든 품질변수와 공정상태 데이터는 ALCOA+ 원칙에 따라 무결하게 저장·보관되어야 합니다. 시설 측면에서는 공정간 연결 설비(CIP/SIP 시스템), 멀티유즈 연결 튜빙 관리, 폐기물 처리 라인의 연속화, 생산 중지 또는 교정 시 공정 격리 기준 등이 실무 운영의 주요 이슈이며, 이들 항목은 설계적격성(IQ), 운전적격성(OQ), 성능적격성(PQ) 과정에서 모두 확인되어야 합니다. 또한 연속정제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정 Drift나 장기운전 중 장비 교체 이슈에 대비하여 사전 리스크 평가, 이상시 처리계획,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가 통합적으로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이는 QRM(Quality Risk Management) 기반의 공정관리 체계와도 연결됩니다. 결과적으로 연속생산 정제공정은 제품 품질과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미래형 GMP 모델이지만, 승인과 유지, 기술이전, 실사 대응에 있어서는 기존 배치공정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계획성과 전산화된 품질 시스템을 요구하는 고난이도 공정이라는 점에서 고도화된 실무 운영 전략이 병행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