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제조공정에서 플라스틱 용기나 접촉 자재로부터 용출될 수 있는 화학물질은 제품 안전성과 직결됩니다. 본 글에서는 GMP 기준에서 요구하는 E&L 평가의 정의, 절차, 분석 전략을 알아보겠습니다.
E&L의 정의와 GMP 품질관리에서의 중요성
Extractables & Leachables(E&L)는 의약품 제조 및 보관 시 제품과 접촉하는 자재로부터 이탈 또는 용출될 수 있는 화학물질로 정의되며, 이들의 존재는 환자 안전과 제품 품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GMP 환경에서는 반드시 통제 대상입니다. Extractables는 자재가 특정 조건(온도, 용매, 시간)에 노출될 때 이론적으로 추출될 수 있는 물질을 의미하고, Leachables는 실제 의약품과 접촉 중 제품으로 용출되어 혼입 되는 물질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용기, 튜브, 백, 고무마개, 필터, 연결 부품 등 다양한 플라스틱 기반 자재가 E&L의 주요 발생원으로 간주되며, 특히 바이오의약품과 같은 민감한 제형에서는 E&L에 의한 변질, 단백질 응집, 면역 반응 유발 등이 보고되어 더욱 엄격한 관리가 요구됩니다. FDA, EMA, USP, PQRI 등은 E&L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재 사용 전 사전 평가 수행, 자재 변경 시 재평가, 실생산 조건을 반영한 시험설계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회용 시스템(Single-Use System)의 확대와 함께 E&L 관리 기준도 고도화되고 있으며, 규제기관은 단순 시험 자료 이상의 체계적인 리스크 기반 평가 체계를 GMP 시스템 내에서 확보할 것을 요구합니다. 실제 실사에서는 자재별 E&L Risk Assessment 문서 존재 여부, 시험계획 설계 근거, 불순물 영향도 분석, 완제품 시험 포함 여부 등 다각도의 확인이 이뤄지며, 적절한 평가 없이 자재를 사용하는 경우는 중대한 지적 사항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제조소는 단순 분석 항목 추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재 선정, 공급처 평가, 품질관리, 제품 허가 자료까지 포괄하는 E&L 통합 품질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이를 통해 환자 안전 확보와 규제 대응 역량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습니다.
Extractables & Leachables 시험 절차와 분석 방법
E&L 시험은 자재에서 유래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사전 또는 실제 조건에서 분석하는 정량·정성 시험 절차로, 일반적으로 Extractables Study와 Leachables Study로 구분되어 단계적으로 수행됩니다. Extractables 시험은 극단적 조건(강산, 강염기, 유기용매, 고온 등)을 사용하여 자재에서 최대한의 화학물질을 추출하고, 이 중 어떤 물질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정성적으로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시험은 의심 가능한 모든 유해 성분을 조기 발견하여 잠재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평가하는 데 사용되며, 일반적으로 GC-MS, LC-MS, ICP-MS, FTIR 등 다양한 기기를 복합적으로 사용합니다. 시험 조건은 자재 사용 조건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되, 실제 사용환경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하며, 제조소는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Extractables Profile을 활용하거나, 자체적으로 Worst Case 조건을 설정해 시험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후 진행되는 Leachables 시험은 실제 제조·보관 조건 하에서 제품과 접촉된 자재로부터 실질적으로 용출되는 성분을 분석하는 것으로, 제품 또는 배치 내에서 장시간 저장 후 샘플링해 수행되며, 이 경우에는 실제 제품 조성에 의한 Matrix 간섭을 고려한 분석법 밸리데이션이 필요합니다. 시험 항목은 Extractables 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설정하며, 이때 확인된 특정 화합물(Potential Leachable)에 대해 목표 검출한계(LOQ)를 설정하고, 독성학적 기준(TTC, PDE 등)에 따라 허용 한계를 도출합니다. 또한 제품 내 Leachables 농도가 안전 기준을 초과할 경우, 자재 변경, 보호층 코팅, 공정 개선 등의 조치가 수립되어야 합니다. 시험 빈도는 최초 자재 사용 시, 자재 변경 시, 공정 변경 시 또는 규제기관 요구 시로 설정되며, 모든 시험 결과는 제품 등록자료(CTD) 및 Change Control 문서와 연동되어야 하며, 데이터의 추적성과 무결성 확보를 위해 원자료(Raw Data)와 보고서의 정합성, 분석자 서명, 장비 교정 상태 등이 함께 검토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E&L 시험은 단순 성분 검출을 넘어, 제품 품질 및 환자 안전을 보증하기 위한 전방위적 품질 평가 절차로 정착되어야 하며, 분석 전략은 공정 특성과 자재의 물성에 맞춘 맞춤형 설계가 필수적입니다.
E&L 관리체계의 GMP 품질시스템 연계 전략
Extractables & Leachables 관리는 시험 수행만으로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 GMP 전 과정에서 통합 관리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제조소는 E&L 관련 위험을 식별하고 관리하기 위한 품질시스템(QMS) 기반의 연계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자재 선정 및 공급업체 평가 단계입니다. 제조소는 모든 접촉 자재에 대해 사전에 E&L Risk Assessment를 수행하고, 공급업체로부터 Extractables Profile 또는 시험 성적서를 제출받아 검토한 후 자재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자재 변경 또는 공급처 변경 시 반드시 Change Control을 통해 E&L 영향도를 재평가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제품 개발 및 허가 연계입니다. 특히 완제의약품이 규제기관에 제출되는 경우, 제품의 E&L 관련 시험 결과 또는 면제 사유는 CTD 문서 내에 포함되어야 하며, 이는 사전 검토되지 않으면 허가 지연 또는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제조공정과 시험항목 설계 연동입니다. 제조소는 공정 설계 시 용기, 튜브, 포장재 등 모든 접촉 자재의 사용 조건, 온도, 접촉 시간, 용매 조성 등을 고려하여 E&L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점을 식별하고, 이에 따라 시험 항목과 빈도를 정의해야 하며, 특히 지속공정 또는 고온 처리 과정이 포함된 경우에는 강화된 평가가 요구됩니다. 네 번째는 교육 및 문서화 체계입니다. E&L 관리는 품질보증부, 품질관리부, 개발부서 간 협업이 필요한 복합 프로세스이므로, 전 부서 대상의 교육과 지식 공유가 필요하며, 관련 절차는 SOP, 시험지침서, 평가서 등으로 표준화되어야 합니다. 다섯 번째는 실사 대응 및 개선 전략입니다. 규제기관 실사에서는 E&L 시험의 존재 유무뿐 아니라, 평가 근거, 자재 Risk Matrix, 시험 이력, 변경관리 기록 등 실무 전반이 확인되며, 반복 부적합 발생 시에는 공급업체 감사 또는 자재 변경 권고가 내려질 수 있으므로, 제조소는 전산 시스템 또는 문서관리 시스템을 통해 E&L 관리 항목을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해야 합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GMP 제조소는 제품의 물리·화학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규제기관의 실사 대응력과 환자 신뢰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습니다.